비허용 |
음원의 복제 및 전송 행위 자체가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기 때문에 배경음악을 위한 음원의 추출(리핑)·변형(MP3인코딩)·복제(파일복사)·전송(업로드)는 당연히 불법 행위에 해당되지만, 이러한 행위가 외부에 노출되지 않기 때문에 고소 당할 가능성이 현저히 감소할 뿐이라는 점만 다르다. 만일 비공개 포스트나 비공개(닫힌) 카페에서 음성적으로 유통되는 음원의 가능성을 놓고 저작권자가 고소한다면, 검찰이 청구하여 법원이 발부하는 수색영장에 의해서 네이버 서버로부터 물증을 확보할 수도 있다. (미래에는 그렇게 될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 '전파성' 면에서는 극히 제한적인 침해로 인정된다. |
링크허용 |
게시물 자체가 스크랩되는 것이 아니므로 복제·전송권 침해로 볼 수는 없으나 원문에 대한 접근성이 다른 곳으로 전파되므로 침해성은 크게 증가한다. |
본문허용 |
게시물 자체의 복제·전송권 침해에도 해당될 뿐 아니라 링크 스크랩 경우와 마찬가지로 접근성이 전파되므로 침해의 정도는 링크 스크랩보다 훨씬 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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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수집: 모두 비허용 (이것을 허용하는 것은 누군가 음악 검색을 통해 이곳으로 오라는 적극적 의지와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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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L: 표시 (블로그 포스트라는 내 저작물에 관한 사용성을 표기하는 것이다. 가져가지도 말고, 수정하지도 말라는 의미의 CCL을 나는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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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음악 게시물에 대해서는 태그 사용 안함. (태그 또한 노출을 위한 것이다. 음악에 관한 한 노출을 목적으로 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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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우스 오른쪽 버튼 사용 제한(음원의 정보 노출 방지, 음원 갈무리 방지, 다운로드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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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어: EMBED 태그(과거에는 스마트에디터에서 외부 음원 음악올리기 기능을 지원했었음.)를 사용하여 외부음원에 의한 재생을 하는 뮤직플레이어를 표시. 플레이·정지·일시정지·볼륨·런타임 등의 제어가 가능하도록 '플레이어 숨기기' 옵션은 사용 안함.
따라서 내가 올린 포스트 배경음악은 사용이 최대한 제한되는 상태로서, 스크랩도 안되고, 음원정보 노출도 안되고, 다운로드는 더더욱 안되며, 단지 포스트를 열람하는 동안에만 <스트리밍(Streamig) 형식>으로 재생되는 것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저작권 침해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침해의 정도가 지극히 경미하다는 것을 말하는 것뿐이다.)
물증이라 해봐야 해당 포스트의 화면을 캡쳐한 이미지밖에 더 있겠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과연 그럴까? ㅎㅎ 나중에 알게 된다.)
음악이 다른 컨텐츠에 비해 특이한 점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것. 소리를 물증으로 채증하기 위해서는 '녹음'이라는 형식을 빌어야 한다. 그러나, 블로그 상의 '저작권 침해 행위'를 입증하려면 '음악'과 '화면'을 연계시켜 채증을 해야 하므로, '동영상' 즉 녹화 & 녹음의 형식을 빌어야 하는데 문제는 동영상 채증은 많은 비용이 요구된다는 것. 과연, '우리의' 고소인은 '동영상' 채증을 했을까? 아니면 단순한 화면 캡쳐 채증만 했을까. 궁금하다.
인간의 두뇌 한 쪽에는 '잔머리'라는 기관이 있다고 한다. (아마 귀 위쪽 근방인 것으로 알고 있다.) 만일, 동영상 채증을 하지 않았다면 내 블로그의 포스트의 배경음악이 '실제로 재생되고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입증할 수 있을까?
만일, 고소인이 내게 아래와 같은 화면캡쳐 이미지를 내밀었을 경우 이렇게 항변한다면? "?? 이거 그냥 껍데기에요. 눌러도 재생 안돼요. 아주 오랜 옛날에 잠시 재생 한두 번 하고 끊어버렸어요." (뭐 믿어줄 사람 아무도 없겠지만, 증거물의 '증거능력'에 관해서 공부해 보자는 것뿐이다.)

물론 '음원'을 끊어버린 시점은 고소를 당한 이후지만, 고소인이 제시하는 물증의 '취약한 증거능력'을 이용해서 역공을 펴보자는 깜찍한 잔머리를 굴릴 수도 있겠다. 누구나 본능적으로 그런 방어책 아이디어를 떠올릴 법하다.
하지만, 이미 채증된 증거물에 어설프게 손을 대면 오히려 법적으로는 더 불리해질 뿐이다. 고소인의 물증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일체 손을 대지 않는 것이 좋다. (괜히 고의적인 '증거인멸'의 정황이 드러나면 '진정성'을 주장할 자격은 사라진다.)
저작권 장사로 한참 호황(?)을 맞고 있는 '저작권 전문 법률회사나 변호사'가 그렇게 만만할까? 수많은 케이스를 거치면서 확실한 물증 확보를 위한 노우하우를 적지않게 축적했을텐데 말이다.
하지만, <저작권위반> 혐의로 고소되어 경찰로부터 <출석요구서>를 받고 자신이 '고소되었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순간에 즉각적으로 불법음원을 모두 '중단'시키는 것은 반드시 해야 할 일이며, 대단히 중요하다. 왜냐하면, 그와 같은 사실을 인지하고도 여전히 저작권을 침해하는 행위를 중단하지 않고 지속하게 되면, 그 시점 이후에 다른 음원이나 다른 고소권자에 의해서 추가적으로 고소되었을 때, 과거의 모든 침해 건들이 '포괄적으로 하나의 범죄(포괄일죄)'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추가 고소나 동시에 여러 고소 건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고 하니 이점은 특히 유의해야 할 일이다.
자, 이제 생각할 건 충분히 생각했고 남은 일은 경찰서에 가서 '상상과 현실의 차이'를 직접 목도하는 일만 남았다.
4. 경찰서에 가다.
평소에 나와 가까운 사람들에게 입버릇처럼 하던 말이 하나 있다. "살아가면서 웬만하면 가지 말아야 할 곳이 두 군데 있는데 하나는 '병원 응급실'이고 다른 하나는 '경찰서'다." 그런 내가 경찰서에 가고 있다. 아마 '웬만한' 일이 생겼나 보다. "국내 저작권 침해 현황에 대해 몸소 체험을 통해 심층취재 하기 위해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서에 갔다."고 말하기엔 영 간지가 안 나온다. 암튼, 경찰서라는 곳은 동네 파출소하고는 급수가 다른 곳이다.
<경제8팀>은 수사과라 불리는 커다란 방의 8번째 칸막이를 의미한다. 남자수사관 두어 명과 젊은 여자 한 명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허접한 철제 책상을 사이에 놓고 (언제나 부재중이던) 담당 수사관과 내가 마주 앉았다. 나이가 좀 있어 보이는 담당 수사관께서 고소장을 훑어 보면서 인터넷 문화에 익숙치 않은 듯 "나는 골뱅이(@)만 보면 머리가 지끈거린다."며 투덜댄다. 요즘들어 저작권법 관련해서 소송이 무더기로 쏟아져서 힘들어 죽겠다는 밉지 않은 투정과 함께 고소장을 내게 보여주며 더듬 더듬 고소 사실을 확인하신다. "고소장을 제가 좀 직접 볼 수 있을까요?" 했더니 기다렸다는 듯이 "물론이죠." 하면서 내 앞에 고소장을 내민다.
고소인은 음반 수입·유통·기획·제작 전문 회사인 △△△이고, 고소 대리인은 (인터넷에 소문이 자자한) △△△이다. 저작권이 침해되었다고 고소한 저작물은 Jeanette Alexander의 Walk In The Sun이라는 곡이며, 저작권을 침해한 블로그 게시물은 예상했던대로 약 4년 전(2005년)에 올린 한 포스트다. (http://blog.naver.com/mam_zang/60019339737) 저작권을 양도해 준 상대 계약자는 "Creative Music Production"이라는 레이블이고 원저작자는 당연히 Jeanette Alexander>라는 아티스트(솔로 피아니스트)다.
내가 직접 샀는지 아니면 누구에게서 선물을 받았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할 정도로 아주 오래 전에 구한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하루2"라는 컴필 앨범에서 <Walk In The Sun>이라는 트랙을 배경음악으로 올린 아주 짧은 포스트다. 예상했던대로 아주 옛날에 올린 포스트로서 배경음악의 아티스트 이름과 트랙 타이틀을 '점표기' 방식을 쓰지 않고 정직하게 라고 썼던 것이 그만 검색에 걸렸나보다. 그렇지 않다면 별로 유명하지도 않은 맘짱의 블로그 창고에 먼지를 뒤집어 쓰고 쳐박혀있던 일기장의 한 페이지에 불과한 이 4년 전 포스트를 어떻게 찾아냈겠는가.
고소장을 읽어보면서 끄덕이는 나를 수사관님이 물끄러미 쳐다본다. 골뱅이(@)만 봐도 머리가 아프다는 수사관님께서 고소장 안에 연이어 출현하는 영어 단어들의 스펠링 때문에 골치가 아픈가보다.
조서는 조서고 나는 내 궁금증부터 확실하게 풀기 위해서 고소장 뒤에 첨부되어 있는 '증거물'들을 살펴본다. 주변 분위기가 뭘 꼼꼼히 볼 만큼 여유롭지가 못하다. "혹시 고소장을 복사할 수 있나요?"라고 묻자 일언지하에 안된단다. (우리나라 실정상 별로 기대도 안 했지만, 나에게 그럴 권리가 있다는 것쯤은 안다.)
5. 고소인의 물증을 보다.
아마 저작권 침해 건으로 출석 요구서를 받으신 분들은 고소인이 '어떤 물증'을 갖고 있을까 무척 궁금하리라 생각된다. 내가 목격한 고소인(원고소인보다는 고소 대리인인 법률회사·변호사로 연상하시면 된다.)이 고소장에 첨부한 '물증'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었다. (한 장 한 장 꼼꼼히 보지는 못했지만, 결정적인 물증들로서 어떤 것들이 첨부되었는지는 대략 파악해 두었다.)
첫째, 문제의 블로그 포스트에 대한 컴퓨터 화면 캡쳐는 기본이다.
둘째, (위에서 언급한) 오리발 방지를 위해 배경음악을 재생하는 플레이어가 결코 '껍데기'가 아니라 '시퍼렇게 살아있는' 플레이어라는 증거 화면이다. (아래 이미지 참조)

ㅎㅎ <재생되고 있음>을 입증하는 증거물로서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이미지 조작이라 우길 사람도 없지 않겠으나 그것은 고소인의 범죄 행위에 해당하므로 별개의 문제.)
그렇다면 플레이어 하단에 친절하게 적어 놓은 <음악 제목>만 넣지 않았더라면 "단지 <음악이 재생되고 있음>만 증명된 것이지 <재생되고 있는 음원이 고소인의 저작물>이라는 것이 입증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할 수 있을까? 그 많은 저작권법 위반 피의자들 중에 그런 주장을 했던 사람이 없었을까? 법률회사는 그런 경우를 대비해서 아래와 같은 자료를 함께 첨부한다.


ㅎㅎ 이 정도면 <해당 저작물이 재생되고 있다>는 물증으로서 손색이 없다. 만일 동영상 증거물이 이미 확보되어 있고, 단지 편의상 화면 캡쳐 이미지들만 동영상으로부터 발췌해서 첨부한 것이라면 증거능력은 더욱 완벽하기에 피고소인이 무죄를 주장할 여지는 거의 없어진다고 봐야겠다. (실제로 동영상 증거물을 가지고 있는지는 나로서는 확인할 길이 없다.)
이제는 (승산 없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침해 정도의 경중을 따져보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이점은 무척 중요하다. 저작권자들이 인식하는 직접적인 피해는 주로 '불법 다운로드'를 통한 음원의 불법 유통이다. 이에 비하면 단지 듣기만 하는 <스트리밍 방식>의 전송권 침해는 상대적으로 경미한 침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피고소인은 이 점에 대해 명확하게 자기 변호를 해야 하며 그 내용은 검찰의 처분 결정 과정에도 분명히 반영된다. 정리하면, '무죄'를 주장하기 보다는 '경미한 죄에 대한 선처'를 호소하는 게 실속있다는 말이 되겠다.
그런데, 이 대목에서 나는 이상한 점 하나를 발견한다.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네이버 블로그 기능 중에 <불법 펌>을 방지하기 위해 <마우스 오른쪽 버튼 제한 기능>이 있고, 나는 이 기능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음악 플레이어>만 따로 퍼가거나, <음원에 관한 정보(음원주소)>를 표시하거나, <음원주소를 이용해서 음원파일을 다운로드>하지 못하게 되어 있다. 포스트를 열람하는 동안에 단지 듣기만 할 수 있는 <극히 제한된 스트리밍 방식의 음악 재생>이므로 저작권 침해가 인정되더라도 아주 경미한 침해이니 선처해 달라고 주장하려는 참이다.
그런데 이게 웬일? 고소장에 첨부된 자료에는 다음과 같은 화면 캡쳐 자료가 포함되어 있지 않은가?

위의 증거 화면은 시사하는 바가 많다. [1]다운로드가 가능함, [2]음원의 품질, [3]음원의 주소(업로드된 서버), [4]부분음원이 아닌 전체음원, [5]파일명으로부터 곡명이 노출 등 여러 정황이 한꺼번에 입증되는 증거 자료가 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위와 같은 노출이 가능하지 않도록 포스트의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제한>하고, <본문 스크랩을 비허용>하고, CCL을 통해 <포스트의 수정 또는 사용상의 변형을 허락치 않음>으로 지정했음에도 불구하고, 고소인은 <포스트 작성자가 허락하지 않은 편법으로 포스트에 접근하여 정보를 추출한 행위>를 한 셈이 되는 것이다.
이것은 기술적으로 그런 것이 가능하다는 것과는 완전히 별개의 문제이다. <블로그 포스트>는 엄연한 나의 '저작물'이다. 편법적인 방법으로 나의 저작물(포스트)에 대해 내가 허용하지 않은 접근과 사용을 취한 것은 분명한 [1] 저작권 침해일 뿐 아니라, 불법적으로 개인 정보에 접근한 [2] '해킹 행위'에 해당하기도 하고, [3] 증거 확보를 위한 것이라고는 하나 고소 대리인이 음원을 물리적으로 '다운로드' 받은 행위 또한 전송권 침해에 해당하며, [4] 피의사실을 과장하거나 왜곡하려는 목적이 있으므로 '무고죄'의 가능성도 있고, [5] 이와 같이 편법적으로 취득한 증거물은 '증거가치'가 없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물론 이것은 나의 법리 상식에 비추어 주장하는 견해일 뿐이지만 내 주장의 타당성은 적지 않다고 본다. 이점을 내가 적시하자 담당 수사관은 뭔 소리인지 잘 이해가 안 가는 표정을 지으며, 옆에 있던 젊은 여자분을 '사법경찰관'이라고 소개한다. (나는 경찰의 직위체계에 대해서 상세히 모른다. 순서로 보면 순경-경장-경사-경위-경감-경정-총경-경무관이라고 하는데 경찰대학을 졸업하면 경위부터 시작한다고 한다. 경위 아래는 '경찰리' 경위부터는 '경찰관'이라는데 그 여자 사법경찰의 직위가 무엇이었는지는 자세히 기억이 안난다. 그냥 간단히 여사법경찰이라고 해두자.) 그 여사법경찰은 저작권 전문 사법경찰인 듯, 내 주장을 이해할 뿐 아니라 대화도 통하고 몇몇 핵심적인 지적도 해준다. 여사법경찰 왈, "그런데 법률회사들은 어떤 편법적 방법으로 마우스를 풀어서 다운로드 받더라고요." 내가 대답했다. "마우스 제한을 해제시키는 프로그램들은 인터넷에 많이 굴러다녀요. 문제는 법률회사가 그런 걸 써서 편법적으로 블로그의 사용성을 침해해도 되느냐 하는 거죠. 저는 <스트리밍 방식>으로 단지 들을 수만 있게 포스팅을 했지, <다운로드>하도록 저작권을 침해한 적은 없습니다. 불법적으로 다운로드한 건 법률회사(고소대리인)지 제가 그렇게 하도록 서비스를 제공한 건 아닙니다." 그러자, 여사법경찰은 "그런 사실을 조서 상에서 분명하게 기재하세요."라고 말해 준다.
6. 고소권을 확인하다.
또 하나의 중요한 점의 하나는, 과연 고소인이 실제로 '고소권'이 있는가 하는 점을 확인하는 것이다. 우리가 '저작권'이라고 부르는 권리는 복제권, 공연권, 방송권, 배포권, 전송권 등 여러가지 권리를 통칭하는 것인데, 이러한 권리를 단지 사용만하도록 허락받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자가 '저작권 침해에 대해 민·형사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권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고소하는 경우가 가끔 있다고 한다.
나의 경우는 해당 저작물(음악)이 외국 음악이다. 그러니, 이번 고소 건의 국내 고소인은 원저작자가 아닌 것이 당연하고, 이 음악을 창작한 'Jeanette Alexander'로부터 저작권은 여러 단계를 거쳐 국내 고소인까지 넘어오게 되는 것이다.
자, 그럼 과연 외국음악을 국내에 들여오는 과정에서 저작권 침해로 고소할 수 있는 '고소권'까지 제대로 넘어왔다는 것을 어디서 확인할 수 있을까? (일설에는 '고소권' 자체는 양도 및 대리가 불가능하다는 주장도 있다. 반면에, 저작권자의 고소권이 이전되는 것이 아니라, 저작권을 양도 받은 자가 권리를 침해 당했을 경우 고소권이 별도로 발생하는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어쨌든...)
고소장 첨부 자료에는 이러한 권리 관계를 입증하는 라이선스 계약서가 첨부되어 있다. 나의 경우에는 솔로 피아니스트인 "Jeanette Alexander"의 개인 레코딩 레이블(음반사)인 와 국내의 음반수입업체인 간에 체결된 라이선스 계약서가 고소장에 첨부되어 있었다.
내가 직접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여사법경찰이 직접 "고소권이 있는지 확인해야 하는데 안 보이네?" 하면서 계약서를 한참 들여다 보더니만 권리가 인정되는 대목을 발견하고는 고소권이 인정된다고 한다. 내가 직접 확인하고 싶었지만 분위기 상 그냥 넘어갔다. 한글 계약서인지 영문 계약서인지, 양쪽 내용이 일치하는지 등을 확인했더라면 하는 생각도 든다. (고소인이 내가 잘 알고 있는 레이블이고 평소에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나의 경우는 크게 문제 삼지 않았지만 다른 사람들이라면 꼼꼼히 챙겨서 확인해 볼 일이다. 고소 자체가 성립이 안되면 '각하' 처분에 의해서 의외로 간단하게 사건이 끝나는 수도 있으니까. 게다가, 고소권이 없는 자가 고소를 했을 경우에 고소를 당한 사람은 '무고죄'의 가능성도 검토해 볼 수 있으니까 말이다.

7. 조서를 쓰다.
사람들은 '조서'라는 말에 엄청 부담을 느끼나 보다. 하긴 과거 암울했던 시절의 악몽이 하루 아침에 사라질 리가 있겠는가. 고소가 들어오면 사건을 접수(입건)하게 되고, 검사는 수사를 개시해야 하는데 일선 경찰에게 기본적인 조사를 명령한다. 그러면 사건이 배당된 담당 경찰(수사관)은 조사를 위해서 피의자에게 '출석요구서'를 발송하게 되고, 피의자가 출석하면 고소인이 주장하는 '피의사실'들에 대해서 피의자가 뭐라 주장하는지 조사해서 그 내용을 보고서로 꾸민 것이 조사서, 즉 '조서'이다. 조서는 경찰관이 일방적으로 작성하는 게 아니라, 문답식으로 각 항목마다 피의자의 답변을 기록하고 피의자가 조서 내용에 완전히 동의를 하면 서명 날인 (이때 간인을 찍기 위해서 도장을 지참하라고 하는 것.)한 후에 '조서'를 검찰로 보내면 이를 "경찰이 조사하던 사건이 검찰에 송치되었다."고 말하는 것이다. (기본형식은 Q&A다. 요즘 쏟아지는 블로거들의 저작권위반 사건의 조서는 단순하고 뻔한 질문이 반복되기 때문에 FAQ에 가깝다.)
저작권 침해로 조사를 받게 되면 조서를 작성하기 위해서 어떤 질문들이 나올까? 많이 궁금할 것이다. ^^;;
만일 고소인이 주장하는 '피의사실'을 피의자가 전면 부인한다면 당근 물어볼 말도 많아지고, 대답도 길어지고, 최종 조서 내용에 완전히 동의할 때까지 시간도 많이 걸리기 마련이다. 검사님이 공들이는 '작품'이 아닌 다음에야 선량한 시민이 잘 몰라서 저지른 경미한 저작권법 위반이라면 조서를 놓고 밀고 당기고 할 일도 별로 없다.
수사관께서도 "우리는 걍 시키는대로 물어보고 받아적어서 검사님께 보내면 검사님이 다 알아서 결정하시는 거니까 항변할 게 있으면 나중에 검사님께 하시면 됩니다." 하면서 빨리 빨리 끝냈으면 하는 눈치다. (아무렴, 한두 건도 아니고 아까 고소장 뒤에 첨부된 자료를 보니까 담당 수사관에게 배정된 같은 건만 해도 최소 50 건이 넘던데, 앞으로 수백 건이 넘어서면 수사관님도 과로사를 걱정해야 할 것 같다.)
[1] 젤 먼저 물어보는 건 당근 신원 확인. Q:"네이버에서 mam_zang이란 아이디를 사용하시나요?" A:"네~"
근데, 이 대목에서 이상한 의문이 생긴다. '출석요구서'에는 분명 '실명'이 기재되어 있다. 실명을 파악했으니 거주지 주소를 파악했을 것이고, 출석요구서를 발송할 수 있었을텐데. 누가 내 실명을 파악했을까? 고소장에서 내 아이디는 본 것 같은데 고소장에 실명이 있었는지는 나중에 생각해 보니 확실치가 않다. 그렇다면, 고소인은 내 아이디만 적어서 고소를 했고, 검찰에서 일괄적으로 수색영장을 발부하여 네이버로부터 회원 정보(실명, 주민등록번호)를 입수해서 거주지 주소를 파악하고 그 자료를 첨부하여 일선 경찰에 사건을 배정하고, 경찰은 출석요구서를 발송한 것이라면 절차 상 별 문제는 없어 보인다.
그래서 네이버 측에 문의해 본 결과, 네이버에서는 "검찰의 수색영장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어떤 개인 정보도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다."는 확고한 정책을 갖고 있다고 한다. 당연히 그럴 일이다. 근데, 나의 법 상식으로는 합법적 절차에 따라 OSP(온라인 서비스 사업자)가 회원의 개인 정보를 제공하는 경우에 반드시 '그 사실을 당사자에게 통보할 의무'가 있는 것으로 아는데 어찌된 일인가? 악착같이 함 따져 볼까? 블로거의 인권 신장을 위해 함 나서 볼까? 안 나서기로 했다. ㅠ (나도 한때 네이버를 위해서 일했던 사람인데...ㅎㅎ)
그러나, 네티즌들이여. 만일 여러분이 온라인 상에서의 어떤 일로 경찰의 조사를 받게 된다면 고소인이 제출한 서류에 실명이 기재되어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 보라. 그렇다면 고소인은 어떤 형태이든 이미 불법 행위를 한 셈이 된다. 고소인이든, 고소대리인인 법무법인, 법률사무소, 변호사 모두 개인 정보를 획득할 합법적 방법이 없는 것으로 나는 알고 있다. 개인정보 유출은 OSP도 민감할 수밖에 없는 대단히 심각한 사안이다. 법원이 발부한 수색영장에 의한 합법적인 정보 공개일지라도 '당사자는 그 사실을 통보 받을 권리가 있다.'는 사실도 함께 알아두기 바란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추후 좀더 자세한 조사를 통해 확실한 사실관계를 알려드리겠다.)
그밖의 신원 확인 사항은 일반적인 것들(학력, 직업, 경력, 가족관계 등)이다. 주로 단답형. 학력 질문에 OOO대학 컴퓨터공학과라고 말했더니 수사관 눈이 똥그래지면서, "에구. 우리나라에서 컴퓨터 젤 일찍 공부한 분 아닙니까. 이런 분들이 '사이버수사대'에 오시면 일처리가 수월할텐데..." 라고 말한다. "사이버수사대에 일자리 좀 없을까요?", "특채가 있는 걸로 아는데 아마 나이 제한이 있을 걸요?" 농담을 주고 받으니 분위기가 좀 부드러워진다.
[2] 두 번째 질문. Q:"고소장에 적힌대로고소인의 저작물을 사용했습니까?" A:"아니요~"
"아니라고요?", "예, 아닙니다. 저는 단지 스트리밍 방식으로 단순 재생만 했지, 다운로드를 제공한 적 없습니다. 그런데 고소장에 보면 마치 다운로드를 제공한 것처럼 주장을 하니, '고소장에 적힌 내용'은 사실이 아닙니다." 이 대답에 수사관님 질문이 가관이다. "스트리밍이 뭐에요?" "아 예, 스트리밍이란 파일 전송이 아니라 소리만 흐르게 해서 듣게 해주는 거에요." "아, 그렇습니까." "그리고, 저는 배경음악을 다른 사람이 스크랩해 가도록 한 적 없어요.", "스크랩이요?", "예, 다른 곳으로 복사해 가는 거에요. 그거 못하게 했어요. 고소인의 주장은 거짓입니다. 저는 게시물을 '링크'조차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이쯤 되자 수사관은 머리가 아픈 듯 여자 사법경찰관에게 "'링크'가 뭐예요? 골치 아파 죽겠네."라고 묻는다. 그때부터는 여사법경찰과 직접 대화를 하는데 시원하게 말을 다 알아듣는다. "링크도 종류에 따라 위법성이 다릅니다.", 나는 이제야 좀 맘대로 말해도 될 듯 싶어서 길게 설명을 했다. "예, 알고 있습니다. 보통은 EMBED 링크 방식은 전송권 침해로 인정하고, Deep링크나 단순링크는 전송권 침해로 인정 안하는 게 관례인데요, 오히려 EMBED 링크를 사용하면서 파일 정보를 숨기고, 스크랩을 금지하고, 다운로드를 못하게 하면서 스트리밍 방식으로 재생만 한다면, EMBED 링크가 저작권 침해의 정도는 더욱 경미한 것이에요. 단순링크는 음원 파일 주소로 연결되어 순전히 '다운로드'만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므로 저작권 침해의 정도가 더 과중한 것이죠." 대화가 꽤 순조롭게 진행된다. 수사관이 정리하듯 다시 묻는다. "어쨌든, (고소장에 있는 내용대로라는 말은 빼고) 고소인의 저작물을 사용한 것은 사실이지요", "ㅎㅎ 예." ('고소인'과 '고소권자'와 '저작권자' 등등 단어를 가지고 계속 시비를 걸었다가는 아마 수사관께서 들고 있던 연필로 내 입을 찌를 것 같아서 이쯤해서 참기로 했다. ^^;;)
요 항목은 이렇게 끝났다. 수사관은 뭐 따지지는 않는다. 그냥 (사전에 정해진) 질문을 입력하고 피의자의 답변만 적어서 넣을 뿐이다. 그밖에 "불특정 다수인이 음악을 들을 수 있었던 거지요?", '예, 그래봐야 방문자 수가 몇명 안됩니다." 정도의 질문이 있었던 것 같다.
[3] Q:"변호사를 써서 고소인과 맞설 계획은 없는 거지요?", A:"예"
이 질문의 의미는 정식 재판을 원하냐는 의사를 묻는 것과 같다. 뭔 변호사씩이나....통과!
[4] Q:"고소인과 합의할 의향이 있습니까?", A:"아니요, 합의할 생각 없습니다."
사실 '저작권 침해'는 '친고죄'에 해당되므로 고소권자가 고소를 해야지만 죄를 물을 수 있다. 그러므로 고소인과 합의를 해서 고소를 취하하게끔 하면 모든 문제가 사라진다. 문제는 합의의 방식이 오로지 돈에 의해서만 가능하다는 것. 나는 이런 현실에 대해 심각한 문제 의식을 갖고 있다. 지금까지 대한민국에서 저작권이 철저히 보호되지 못한 채 인터넷을 통해 광범위한 저작권 침해가 일어나고 급기야 저작권 침해가 범죄라는 의식조차 갖지 못하는 불감증에 빠진 작금의 사태가 어떻게 개인한테만 책임을 물을 수 있단 말인가. 오랫동안 형성되어 온 사회적 관습과 환경, 인식을 그렇게 하루 아침에 물리적 방법으로 바꾸어 놓으려 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 몫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좀더 충분한 시간을 두고 단계적으로 법과 제도를 정비하고, 지속적인 캠페인을 통해 충분히 홍보하면서, 소비자의 욕구를 대체할 수 있는 대안도 함께 마련해 가면서, 등돌린 훌륭한 재능의 창작자들을 다시 되돌아 오게 하고, 시대 흐름에 맞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유통 체계와 상품 발굴을 병행해야 생산자, 유통자, 소비자 모두 선순환 구조를 향해서 소프트랜딩 할 수 있는 것이다.
저작권의 보호를 간절히 바라는 저작권자도 아닌, 창작 산업과 아무런 관계도 없는 엉뚱한 법률회사나 변호사가 저작권을 돈 버는 수단으로 악용함으로써 발생하는 시민들의 막대한 피해를 댓가로 얻게 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그 결과가 과연 창작자의 창작욕구 회복, 음악 산업의 성장, 소비자의 욕구 충족과 소비 촉진으로 이어질까? 궁극적으로 그런 시기가 온다고 해도 그 시기를 무리하게 단축하기 위한 비용을 모두 시민들에게 떠넘기는 것은 매우 부당하다고 생각한다. 단기적으로는 음악산업에 별로 기여하는 것도 없는 돈벌이에만 열을 올리는 법률회사만 좋은 일 시켜주는 셈이 될 것이다.
그래서 나는 고소 대리인인 '법률회사'에 돈을 주고 합의할 생각은 없다고 말하는 것이다.
동영상은 건당 300만원, 음악은 카페에 올렸을 경우 건당 150만원, 블로그에 올렸을 경우 건당 100만원, 미성년일 경우에는 80만원, 경미한 초범일 경우에는 30% D/C 식으로 정찰제처럼 가격이 정해져 있다는 소문이 인터넷에 자자하다.
저작권 침해로 고소되어 법률회사에 돈을 주고 합의를 한 사람이 비슷한 시점에 올렸던 다른 음원으로 재차 고소를 당하는 사례도 있다고 하니 법률회사들의 행태가 점점 도를 넘는 것 같다. 상상해 보자. 평생 파출소 한번 다녀온 적이 없는 미성년자나 선량한 시민들이 어느날 갑자기 '고소장'을 받고 두려움에 떨다가, 경찰서에 출두해서 죄인처럼 심문 받고, 적지 않은 돈을 법률회사에 주고 합의를 구하는 애처로운 모습을. 아무 것도 모르는 학생이 경찰서에 출석해서 수사관 앞에서 엉엉 울었다는 얘기를 듣고 치미는 화를 도저히 참기가 힘들었다.
오히려, 원고소인이나 저작권자들은 음악과 관련된 일을 하시는 분들이기에 시민들의 억울함에 귀를 기울여 줄 여지가 있다. 법무법인·법률사무소·변호사는 그런 인정을 기대하기 힘든 매몰찬 사람들인 것 같다.
암튼, 나는 원고소인(고소권자/저작권자)에게 직접 선처를 부탁하고 싶은 생각은 있어도, 70만원이나 되는 큰 돈을 넙죽 법률회사에 갖다 바치고 합의를 거래하고픈 생각은 없었다.
네이버 배경음악(뮤직샘)이 한 곡당 600원이다. 70만원이면 무려 1,000곡 이상을 구매할 수 있는 금액이다. 매일 한 곡씩 블로그에 배경음악으로 깔아도 3년간 사용할 수 있는 금액에 해당한다. 아무리 징벌적이라고 해도 합의금 액수가 터무니 없다. 합의금이 무슨 법원이 선고한 벌금인가? 벌금도 아니고 당사자끼리 합의하는 금액에 징벌적이라는 개념을 적용하는 것도 말이 안된다. 민사소송을 통해 손해배상 청구를 했을 때 과연 얼마의 손해액이 법적으로 인정될까? 그 이상의 합의금을 요구하는 것은 저작권자들의 권리 회복이라는 취지에도 어긋나고 정당성을 인정 받을 수 없다고 나는 생각한다.
암튼, 지금은 이 질문에서 웃음이 사라지고 열이 좀 올라오는데, 경찰서에서 조서를 꾸밀 때는 뭐 고민하고 자시고도 할 것 없이 "아니요"라고 짧게 끝내고 넘어갔다. (오히려 수사관이 "학력도 되시고 전공도 관계가 되는 것 같은데 고소인에 맞서 함 싸워 보시죠?"라고 말한다. 그냥 씨익 웃고 말았다.)
[5] 아주 민감하고 중요한 질문. Q:"고소인의 저작물을 사용하는 것이 법에 위배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나요?"
ㅎㅎ 아주 까리하다. 형사 소송에서는 '어떤 경우에도 범죄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상식이다. 미란다 조항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법정에서는 검찰은 유죄를, 피고인은 무죄를 악착같이 주장하면 되는 거고 약은 약사에게, 진료는 의사에게, 판결은 판사에게 맡기는 것일 뿐.
이 질문이 갖는 의미는 두 가지다. 하나는 '유죄를 스스로 인정하느냐'는 의미이고, 다른 하나는 '알고도 위법 행위를 했느냐'는 의미이다.
사람들의 잘못된 믿음 중의 하나가 '모르고 했으면 죄가 안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모르고>, <실수로>, <충동적으로>, <고의적으로>, <계획적으로> 다음 중 '무죄'에 해당하는 것은? 없다. 모두 유죄에 해당한다. '했다'고 인정했기 때문. 다만, '어떻게' 했냐에 따라 범죄의 경중이 달라질 뿐이다.
또한, <사실을 인정하는 것>과 <유죄를 인정하는 것>은 다르다는 것도 알 필요가 있다.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배경음악을 사용했습니까?", 무죄를 주장하지 않는다면 "예"가 정답이다. "저작권을 침해했습니까?", 이 질문에 대한 정답은 "(법률 상식이 없어서) 모르겠습니다."가 정답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인정되는지 여부는 나도 자세히 알 수는 없지만, <플리바겐(Plea Bargain)> 제도라는 게 있다. 미국 법률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플리바겐'이 자주 나온다. 주로 큰 사건에서 등장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검찰과 피고인 (이 말은 이미 기소되어 재판 중이라는 의미) 사이에 일종의 거래를 하는 것이다. 검찰은 유죄를 주장하고, 피고인은 무죄를 주장할 때, 그리고 양쪽의 주장이 팽팽히 맞설 때, 검찰이 제안한다. "재판 끝까지 갔다가 너 패배해서 유죄가 인정되면 최소한 징역 10년이야. 그러니, 무죄 주장을 철회하고 유죄를 인정하면 징역1년만 구형할게. 유죄 인정할래?" 이렇게 되면 피고인은 자신의 결백을 확실하게 입증할 자신이 없을 경우 고민에 빠지게 된다. "나의 결백을 입증할 수 없다면, 차라리 1년 징역 사는 게 낫겠다. 괜히 승산 없는 싸움을 했다가 10년 징역 사는 것보다는 낫지." 라고 판단할 수도 있고, "절대 못해. 차라리 징역 10년 사는 게 낫지, 내가 짓지도 않은 죄를 지었다고 인정할 수는 없어. 죄인 취급 받으며 살아야 하잖아. 징역 1년이든 10년이든 무죄가 아니라면 내겐 다 마찬가지야."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ㅎㅎ 왜 플리바겐 얘기를 꺼내냐면, 나와 같은 작은 사안에 대해서도 비슷한 원리가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소인이 주장하는 '피의사실' 전체를 인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미 '저작권 침해 사실'을 내가 인정할 수밖에 없을 만큼 고소인의 물증이 확고하고 내가 무죄를 주장할 근거도 희박하므로 '위법 사실'을 인정하든 안 하든 '무혐의' 처리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정식으로 기소되어 재판을 받는다 해도 역시 마찬가지다. 무죄 선고의 가능성이 전혀 없다면, 이번 사건의 목표는 어디에 설정해야 할까?
당근, 가장 약한 처벌을 얻어내는 것이 목표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럼 뭐가 가장 약한 처벌일까? 순서대로 함 적어볼까?
고소인 |
검찰의 처분 |
법원의 선고 |
취하 |
고소 |
불기소 |
기소 |
무죄 |
유죄 (집행유예 포함) |
무조건
합의 |
조건
합의 |
고소
유지 |
각하 |
공소권
없음 |
무혐의 |
기소유예 |
약식기소 |
기소 |
무죄 |
벌금형 |
금고형 |
징역형 |
젤 약한 거 <-------------------------------------------------------------------------------> 젤 센 거 |
일단 고소가 되었으면, 검찰의 처분에 맡겨야 한다. 고소인의 물증이 확고하므로 당연히 무혐의 처분의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그러니, 내가 검찰로부터 받을 수 있는 가장 약한 처벌은 <기소유예>다. 혐의는 인정되지만 <정상 참작>이 인정되어 이번 만큼은 재판에 회부(기소)를 하지 않고 칼을 칼집에 넣어 두겠다. 하지만 다음에 또 그러면 그때는 소급해서 더욱 무겁게 죄를 다스리겠다는 의미다. 이런 처분 결과도 모두 기록이 되므로 누구나 찝찝하게 생각될 수밖에 없다. 완전하게 깨끗한 것은 역시 '고소권 없음'이나 '무혐의 처분'인데, '무혐의 처분' 마저도 '이렇게 수사를 했던 적이 있다.'는 것이 기록되므로 백지 상태는 될 수 없는 법이다. 뭐 따져 보자면 그렇다는 얘기다. (각하,공소권없음,무혐의의 경우에는 수사자료를 폐기한다는 말이 있던데 못 믿겠다.)
그렇다면, 이번 사건에서 (검찰 측에 기대할 수 있는) 최선의 결과는 <기소유예>라는 것 부동의 사실이다. <학력>, <경력> 다 밝혀진 마당에, 게다가 법정 다툼을 벌일 만큼 중대한 사안도 아니니 '순순히 유죄를 인정하고 다만 전후 사정을 호소하여 선처를 바란다'는 쪽으로 매듭을 짓는 것이 나로서는 최선이라는 결론을 얻는다. (검찰은 '양형의 조건'이라는 것을 판단해야 한다. 즉, 피의자의 신분이나 입장, 처지 등을 고려하여 양형에 참작해야 한다는 것이 형법으로 규정되어 있다. 정상 참작은 검사가 마음이 너그러워서 해 주는 것이 아니고, 법으로 규정되어 있다는 말이다. 물론, 검사님 마음에 따라 결과는 큰 차이가 있겠지만.... ^^;;;)
어쨌든, 고소인의 고소 취하에 의한 '각하' 처분을 제외하고 나면, 검찰로부터 얻을 수 있는 가장 약한 처분은 <기소유예>라는 건 분명해졌다. (물론, 요즘 유행한다는 '저작권법 수강' 조건부 기소유예를 말하는 것이다.)
"....예. 알고 있었습니다. ㅎㅎ" 당연히 (알고 있었다 해도) "몰랐습니다."라고 쌩까고 말하는 게 정답이자 상식인데, "예."라고 말하니까 받아적기 하던 수사관이 의외라는 듯이 눈을 똥그랗게 뜨며 잠시 내 얼굴을 보더니만 같이 웃으면서 "ㅎㅎㅎ 몰랐다고 하기에는 <학력>이 안 받쳐주네요 그려."라고 말한다. 옆에 앉아 있던 여사법경찰은 조금 걱정스런 표정으로 "그래도 몰랐다고 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라고 말한다. "몰랐다고 말하면 검사님이 예쁘게 봐 주실까요? ㅎㅎ 그냥 솔직하게 말하고 저는 '선처'를 부탁드릴래요." 내 마음 속에는 이미 목표와 전략이 서 있었고, 그 목표와 전략을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방향으로 초점이 맞추어져 있으면 된다. 조그만 사항 하나하나가 모두 그렇다.
[6] 추가로 하고 싶은 말
수사관은 듬성 듬성 몇 개 안되는 질문으로 무려 3 페이지의 조서를 만들어 인쇄한 후 나보고 정정할 거 있으면 하라고 연필을 주고는 담배 피우러 밖으로 나간다. 읽어 보니 뭐 나름대로 간단명료하게 잘 정리했다.
조서의 맨 마지막에는 항상 '추가로 하고 싶은 말'을 적는 난이 있다. 절대로 이것을 무시하면 안된다. 어쩌면 신문(訊問:법원이나 기타 국가 기관이 어떤 사건에 관하여 증인, 당사자, 피고인 등에게 말로 물어 조사하는 것) 자체 보다 더욱 중요한 부분일 수 있다. 신문조서는 문답 형식으로 작성되기 때문에 단답형이다. 묻지도 않은 질문에 대답을 할 수도 없고 자신의 주장을 서술할 방법이 없다. 따라서, 맨 마지막에 하고픈 말을 적을 수 있는 '자유 난'이 제공되는 것이다. (만일 이게 길어지면 사실상 '진술서'가 된다.)
전후 사정 상, <기소유예> 처분이 날 게 거의 확실하지만 그래도 확실하게 해 둔다는 차원에서 잘못 인정과 반성의 뜻을 적고 선처를 부탁하는 내용으로 몇 줄 채웠다. (이때는 사건과 관계 없는 그냥 일반적인 자신의 상황, 처지 등 정상참작과 선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모든 것을 적는 것이 좋다. 수사서류는 원칙적으로 공개되는 것이 아니니 부끄러운 내용이라고 주저할 필요도 없다. 목표를 분명히 인식하다면 말이다.)
조서를 다시 검토해보니 워낙 간단해서 정정을 요구할 만한 사항은 없고, 담당 수사관이 정말 인터넷에 대해서 잘 모르는지 철자가 틀린 곳이 많다. '스트리밍(Streaming)'과 '스크랩(Scrap)'이 헷갈렸는지 '스크리밍', '스트랩'이라고 잘못 적은 곳이 많았고 아까 내가 설명해준 그대로 <스트리밍> 단어 뒤에 (소리만 흐르는 것)이라고 써넣은 해석을 보니 검사님을 위한 수사관의 배려(?)가 알흠답게 느껴졌다.
수사관은 "뭐 간단해서 좋네요!" 하면서 만족해 한다. 조서 하나 끝냈으니 하루 숙제를 마쳤나 보다. ^^
수사관과 도움을 준 여사법경찰과 훈훈한 인사를 나누고 경찰서를 나섰다.
8. 고소 대리인 법률회사와의 '합의'에 대해....
생각할 생각 없었다. 위에서 말했던 바와 같이, '법률회사'(법무법인이든, 합동법률사무소든, 개인 변호사든 편의 상 '법률회사'로 통칭하기로 한다.)에 고소 취하를 조건으로 돈을 주고 합의하는 행위는 내 양심에 비추어 올바른 일이 아니라 생각되기에, 그런 방식으로 이번 사건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해결책'으로 고려하지 않았다. 그렇게 해서 고소가 취하되고 내게는 모든 일이 '없던 일'로 된다고 하더라도, 앞으로 양산될 수많은 저작권 침해 피해자(?) (말이 좀 이상하지만 뜻은 통할 줄 믿는다.)의 눈물을 고려할 때 차마 법률회사들의 대목 장사에 일조하는 반사회적이고 비양심적인 해결책을 선택할 수는 없었던 거디어따. (?? 아무리 간지를 내려고 해도 잘 안나오는 이유는? 그래봐야 여전히 위법 행위에 가담한 피의자 신분이기 때문. ㅠㅠ)
9. 고소인에게 선처를 구하다.
경찰서에 출석해서 할말 다 했으니, 사법적으로는 이미 '배'가 떠난 거다. 검사님의 관대한 처분만을 기다리는 수밖에... 그러면 그것으로서 나의 할 일은 다 한 것일까? 적어도 '법률회사'와는 합의하지 않겠다고 마음 먹었으니, 그냥 앉아서 기다리면 되는 것일까?
'최선의 결과'라는 것은 '최선의 노력을 했을 때의 결과'를 말하는 것이지, '가장 좋은 결과'를 말하는 게 아니라는 내 나름의 철학이 있다.
그렇다고, (적어도 이 건에 대해서 만큼은...) 정당치 못한 방법으로 일을 무하하기 위한 노력까지 포함하는 것은 아니다. 인맥을 동원해서 검사에게 줄을 대어 소를 기각해 달라는 청탁을 하거나 하는 따위의 일 말이다. 아니면 브로커를 통해서 사건을 무마해 주는 대가로 돈을 준다든지...(ㅎㅎ 배보다 배꼽이 더 크겠다는 생각이 든다.) 음악계에 아는 사람을 통해 고소인까지 줄을 대서 좀 봐달라고 부탁하는 것도 영 낯 간지러운 일이다.
그래서, 정공법으로 내가 할 수 있는 노력은 다 하기 위해서 고소인에게 직접 선처를 구하는 편지를 쓰기로 했다. 무슨 내용으로, 무슨 명분으로 무엇을 요구할 것인가? 고민할 이유가 전혀 없다. 내 방식대로 하면 되니까. 진정성을 가지고 솔직하게, 잘못한 것은 잘못을 인정하고, 양해를 구할 부분은 양해를 구하고, 따질 것은 따지고, '고소를 취하해 달라'고 선처를 구하면 될 일이다. 그렇게 해서 내가 더 손해 볼 게 뭐가 있겠나. 경영을 하든, 사업을 하든, 연구를 하든, 세미나를 하든 내가 언제나 즐겨 애용해 왔던 '내 방식'이다.
그래서, 고소인에게 편지를 쓰겠다는 마음을 먹고 나니, 그 전에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생겼다. 내가 돈 주고 샀던 그 음반 제작사는 고소인이 아닌데, 그 음반에 수록된 한 곡에 대한 저작권을 주장하는 고소인과는 권리 관계가 어떻게 되어 있는 건지 의문이 생겼다. 그게 왜 중요하냐고? 왜 안 중요하겠는가. 고소 당한 저작물은 내가 돈을 주고 구매한 음반인데 정작 고소인은 그 음반을 제작·판매한 회사가 아닌 다른 회사이니 말이다. 잘 알아두어야 피가 되고 살이 되어 다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지 않겠는가.
해서,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하루2"라는 컴필레이션 음반을 기획하고 발매한 회사, <알레스뮤직>에 메일을 보내서 이만저만한 일로 라이선스 관계를 알고 싶다는 문의를 했다. 담당자께서 아주 친절하게 다음과 같은 답변을 보내 주셨다. 뭔가 필이 통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무슨 필?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끼리 공유되는 필'이다.
안녕하세요. 알레스뮤직입니다.
우선 알레스뮤직을 사랑해주시고 관심 갖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최근 빈번히 일어나고 있는 몇몇 레이블과 블러거들의 저작권 침해에 관한 법률적 문제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문의하신 곡에 대해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Jeanette Alexander의 'Walk in the Sun' 이란 곡은 아울로스 미디어가 해당 저작권자와 국내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사항이 맞습니다.
물론 알레스뮤직에서 발매한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하루 vol.2'에 수록된 것 역시 저작권자에게 트랙-라이선스를 받아 수록한 것이구요. 즉 아울로스 미디어는 앨범 라이선스 계약을 맺은 것이고 알레스는 그 한 곡에 대해서 트랙-라이선스를 받은 것입니다.
아무쪼록 원만히 해결되었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
(알렉스뮤직 담당자 분께 다시 한번 감사 드립니다.)
아하, <알레스뮤직>은 '트랙 라이선스'를 받아서 '컴필 앨범'을 제작한 것이고, <아울로스미디어>는 '앨범 라이선스'를 받아서 'Jeanette Alexander'의 앨범을 국내에 발매했다는 얘기가 되겠다. 'Jeanette Alexander'는 'Creative Music Production'이라는 그녀 자신의 <레코딩 레이블>을 소유하고 있다. 이 레이블을 통해 그녀의 모든 저작권을 행사하고 있으므로, 저작권에 관한 계약 당사자가 되겠다. (고소장에서 계약서 확인)
그러면, 저자권 라이선스 관계만 일목요연하게 보기 위해서 도표로 함 정리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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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인인 (주)아울로스미디어(http://www.aulosmedia.co.kr)는 음반의 기획·제작·수입·유통을 전문으로 하는 고품격 이미지를 확보한 매우 훌륭한 회사다.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아마도 아울로스가 기획제작한 컴필 음반 "세상의 모든 음악", "여행자의 노래" 시리즈 한두 장쯤 갖고 있으리라. 나도 '뉴에이지'에 관심이 많아 평소에 아울로스의 기획력을 높이 평가해 오던 사람 중의 하나다. (차라리 알레스의 컴필 앨범을 통해 Jeanette Alexander를 만나지 않고, 아울로스의 수입 음반인 Jeanette Alexander의 정규 앨범 Grandfather's Clock를 통해 만났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아울로스미디어 대표님께 다음과 같은 편지를 보냈다.
아울로스미디어 대표님 귀하.
안녕하세요. 저는 네이버(www.naver.com)에서 맘짱(mam_zang)이란 아이디로 활동하고 있는 블로거입니다.
(실명:OOO, 주민번호:OOOOOO-OOOOOOO, 블로그주소: blog.naver.co/mam_zang, 연락처:OOO-OOOO-OOOO)
저는 평소 음악을 감상하거나, 블로그에 음악을 소개하는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약 4년 전(2005.11)에 알레스뮤직이 발매했던 뉴에이지 컴필 앨범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하루 Vol.2" 음반을 구매한 적이 있었지요. 그 앨범에 수록된 "Jeanette Alexander"의 "Walk In The Sun"이라는 곡을 특히 즐겨 들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매우 개인적인 내용의 짧은 포스트 하나에 "Walk In The Sun" 트랙을 배경음악으로 사용한 적이 있습니다. (참조: http://blog.naver.com/mam_zang/60019339737) 제가 구매한 음반으로부터 음원을 추출하여 사용한 것이지요. 블로그에 방문하면 항시 들리는 '블로그 배경음악'이 아니고 해당 포스트를 열람하는 동안에만 재생되는 '포스트 배경음악'으로 사용한 것입니다.
그런데 거의 4년이나 지난 지금에 와서 그 배경음악으로 인해 '저작권 침해'로 고소를 당하게 되었습니다.
2005년 당시는 우리나라에 블로그 문화가 널리 확산되지 않았던 시절이라 제 블로그에 방문하는 사람 수는 많아야 하루에 몇십 명 정도밖에 되지 않았던 때이고, 인터넷 상에서 공공연히 자행되던 네티즌 또는 온라인서비스 사업자들의 저작권 침해 행위에 대해서 지금처럼 엄격하게 법적 책임을 묻던 시절도 아니었습니다.
지금에 와서 그 책임을 묻는다니 저로서는 당혹스럽기도 하지만, 크든 작든 저작권을 침해했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저 나름대로는 저작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최대한 배려한 노력이 있었고, 그러한 저의 입장을 고소권자에게 솔직하게 설명 드리고 선처를 구하는 것이 가장 올바른 방법이라 생각되어 이렇게 편지를 쓰게 되었습니다.
제가 구입했던 음반을 발매한 회사는 <알레스뮤직>이고, 고소인은 <아울로스미디어>라서 저작권 권리 관계가 어떻게 되는지 몰라 1차적으로 알레스뮤직에 문의를 해보니, (주)아울로스미디어는 '앨범 라이선스'를 체결하셨고, 알레스뮤직은 '트랙 라이선스'만을 받았기 때문에 모두 권리가 있다고 친절하게 설명해 주시더군요.
저도 음악을 오랫동안 사랑해 온 한 사람으로서 아울로스미디어의 "세상의 모든 음악" 시리즈를 여러 장 소장하고 있습니다만, Jeanette Alexander의 정규 앨범이 아울로스를 통해 국내에 발매된 줄은 모르고 있었습니다.
저 또한 국내 음악산업의 보호와 육성 및 발전을 위해 우리나라도 외국처럼 음악저작권이 철저히 보호되어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고품질의 음악과 음반을 접할 수 있는 혜택이 주어져야 한다는 오랜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2005년 당시에도 저는 저작권자의 권리는 보호되어야 한다고 생각되어, 비록 엄격한 법적 잣대로는 저작권 침해 소지가 있을지 몰라도 저작권자에게 실질적으로 피해가 가지 않는 범위 안에서 제한적으로 사용된다면 어느 정도 관용이 허락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제 임의대로 판단한 것이지만 제가 진정성을 갖고 나름대로는 저작권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을 인정 받고자 아래와 같이 근거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1)제 블로그는 음악을 전문으로 다루는 블로그도 아니고, 상업적인 목적으로 운영하는 블로그도 아니며, 하루 방문자 수가 몇 명 되지도 않는 접근이 매우 한정된 개인적인 블로그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
(2) 블로그에 방문하면 기본적으로 흘러나오는 <블로그 배경음악>이 아니고 특정 포스트를 열람하는 동안에만 재생되는 <포스트 배경음악>이기 때문에 재생의 횟수나 기간, 대상이 극히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점.
(3) 문제의 포스트는 게시 후 시간이 흘러도 많은 사람들에게 계속 반복적으로 열람되는 속성을 전혀 갖지 않는 <개인적인 일기장>에 해당하는 내용이라 며칠 정도 시간이 경과하면 거의 열람되지 않는 게시물인 점.
(4)포스트 안에 삽입된 배경음악만 따로 떼어 내어 <음원만 복사해 가거나 링크를 걸 수 없는 형태>, 다운로드에 의한 <음원 복제도 불가능한 형식>으로, 단지 해당 포스트를 열람하는 동안에만 재생되는 <스트림 방식>으로 음원을 사용했기 때문에 악의적인 불특정 다수인에 의해 외부로 음원이 전파되거나 확산될 수 없도록 사용성을 최대한 제한했다는 점.
(5)문제의 음원은 제가 정식으로 구매한 음반("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하루2")으로부터 추출한 것이기에 댓가를 지불하고 구입한 음원의 획득 과정 자체에는 불법성이 없다는 점.
(6) 해당 음원의 <출처>를 밝히고 앞뒤 <앨범아트> 이미지를 직접 스캔해서 포스트와 함께 게시함으로써 대중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음반과 아티스트를 소개하고 홍보에 일조하는 면도 있다는 점. (2005년당시 기준에서는 자넷 알렉산더는 국내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무명이었습니다.)
(7)음반 구매와는 별개로, 블로그 포스트의 배경음악으로 사용하기 위한 합법적 음원은 네이버의 <뮤직샘>이 유일한데 2005년 당시에는 뮤직샘 카탈로그에 해당 음원이 포함되어 있지 않아서 합법적으로 배경음악을 사용할 방법이 없었다는 점.
위와 같은 근거에 의해 문제의 배경음악 사용은 저작권자의 권리를 실질적으로 직접 침해하지 않고, 저작권 보호를 위해 최대한 노력했기에 경미한 불법성에 대해서 관용이 허락되리라는 제 나름의 판단에서 행해졌던 일이었습니다.
이번 고소 건으로 제 입장에서는 억울한 점도 없지 않지만 과거에 제가 했던 행위가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볼 때 과연 저작권을 실질적으로 침해할 여지가 없다고 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를 스스로 자문하면서 겸허한 마음으로 법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고소장을 열람한 결과,소장에 첨부된 증거 자료와 청구 사항 등을 보면 저의 행위에 대해 지나치게 사실을 과장하거나 사실과 다르게 왜곡한 점도 없지 않아서 이런 점에 대해서는 반론을 제기하고 싶습니다만, 개인적 상황의 차이를 일일이 파악하기 힘든 '법률회사' 가 많은 건을 일괄적으로 처리하다보니 생긴 결과라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법적절차를 통해서 문제가 해결되길 바라는 것 보다는, 저의 개인적 입장과 제가 한 행위에 대한 취지를 솔직하게 설명드리고 고소권자이신 아울로스미디어 대표님께 <고소 취하>를 정중히 부탁드리는 게 더 올바른 방법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저의 요청을 거절하실 수도 있으시겠지만,향후 선의의 피해자들이 양산되지 않고,음악을 좋아하는 많은 분들이 아울로스미디어의 고품격 음반을 더욱더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을 유지할 수 있도록,한편으로는 우리나라의 음악산업에도 철저한 저작권 보호 문화가 널리 확산되어 창작자와 제작자와 소비자가 모두 행복할 수 있는 선순환 발전 구조가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한다는 차원에서 저의 요청을 들어주십사 부탁 드리는 바입니다.
저도 한 때는 음악을 했던 연주인이고 우리나라 음반사에서 나름 의미를 인정해 주는 한 음반 제작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기에 이번 사건이 제게는 더욱 깊은 의미를 가지고 있고 한편 부끄러움도 느낍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드리며, 부디 선처 바랍니다.
수고 하십시오.
아울로스미디어의 번창을 기원하며...
OOO 배상(mam_za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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